벌써 2020년 원더키드의 해가 끝이 얼마 안남았다. 이 길고 짧았던 올해 내내 해오던 고민 중 하나가 석박 과정 전환이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회사에서 하던 업무와 같이 잘 병행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면서 나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보니 부정적으로 생각하였다. 어려운 논문의 연속으로 자신감 하락과 손과 머리가 굳어지는 내 나이와 급속도로 하락하는 내 체력에 대한 불신이 가장 컸다. 연구실 젊은 친구들과 하는것도 즐겁긴 하지만 같이 템포 맞춰 갈려면 많은 정신적 육체적 노력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박사과정에 걸맞는 좋은 논문과 교수님의 기대 수준에 대한 부응도 당연히 생각해야 하니 더 부담이 드는건 당연하다. 게다가 가장 큰 원인은 바로 COVID-19가 터지면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났다. 초반은 사이버 대학원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도 나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 중 하나였던 모두의 연구소에서도 주장하는 것처럼 인터넷에는 가장 빠르고 양질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잘만 소화한다면 대학원보다 좋은 연구를 많이 할 수 있다라는 경험에서도 비롯되었다. 부담을 계속 받고 같이 연구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 연구 환경을 더 가져가고 싶어 박사과정을 생각한거지만 ROI도 따지면 졸업후 나이가 최소 43이고 고생만 하고 상처만 남은 영광이 되지 않을까 온갖 부정적으로도 많이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하겠다고 결심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회사 대표님과 멤버들의 동의가 당연히 먼저 필요했고 교수님의 컨펌이 최종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내면 깊은 곳에는 박사과정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나선 흔들리지 않았던 것같다. 박사과정에 대한 명분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회사 멤버들하고 얘기를 하다가 하면 좋은 이유에 대해서 하나씩 찬찬히 곱씹어 보았다. AI 팀장이 박사과정이면 회사 이미지 및 홍보에도 긍정적이고 랩실 세미나와 동료들의 연구들을 통해서 좋은 딥러닝 기술들을 회사 AI에 탑재할 수 있다라는 것, 또한 좋은 논문 실적과 특허로 회사에 가치를 계속 올려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나 또한 회사 업무와 병행해서 학위와 회사일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겠다라는 명분들이 갖추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함을 채우자라는 것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연구미팅은 가을학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임하기 시작했고 얼마나 내 연구나 방향이 엉망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자기 비관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고민을 했고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1. 연구자의 자세와 습관 : 연구 미팅 데드라인에 맞춰서 스트레스만 받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은 혼자 다하고 살았다. 그리고 데드라인 임박해서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그때만 모면하는 스킬이 조금 늘어다. 결국 쌓이는 것 없이 벼락치기 공부같이 남는것 없이 늦은 시간까지 땜빵하느라 몸만 고생하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어디가고 비관주의자 하나가 되버린 내 모습에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슬퍼지기까지 했다.
2. 연구 방향 : 나중에 박사 학위를 위해서 디펜스와 졸업논문에는 관련 논문이 2~3편 이상은 실려야 하고 이게 결이 같아야한다. 간단한 아이디어가지고 논문을 내는건 석사과정이고 긴 호흡이 필요하다 어떤 연구분야를 빨리 잡고 거기에 내 생각을 막 펼치는 거도 중요하지만 먼저 선행되야 하는건 어떤 연구 방향을 잡아야할 지 생각을 해야 하고 난 이번 주에 그 방향이 여러 갈랫길이 나오겠지만 한 물꼬를 찾아주는 논문을 찾았다. 이것으로 그 방향을 선점할려고 한다. 닙스에도 accept이 되었으니 우선 그 값어치는 그걸로 대신해도 되겠다.
3. 생각의 축적 : 상훈이의 연구미팅을 보면 혀를 내두르고 싶다. 핵심과 목적이 전달받고 연구미팅에서도 본인이 읽은 논문들을 다 하나씩 찝어 가면서 필요한 부분만 짚고 넘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Pros와 Cons를 얘기하는데 너무 멋졌다. 그러면서도 그 친구는 자신이 부족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흘러 넘친다. 나도 그 친구처럼 글씨도 잘쓰고 문서도 기가 막히게 잘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기부여를 주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그는 내 학교 동기이다.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4. 구체적인 사고와 실행능력 : 실험을 하기도 전에 Accuracy가 안나올것 같고 내 아이디어에 자신감 없이는 이 구체적인 사고는 힘들다. 또한 선행 연구에 대한 파악부터 구현까지 해보는 건 당연하다. From Scratch로 하는 연구가 아닌 이상 이전 연구자들이 해놓은 결과물에 대한 명확한 해석과 구현을 직접 하고 돌려보면서 내 아이디어가 과연 컨트리뷰션이 있는지 그 가능성을 그 구체화 과정을 반복하면서 approximate를 해야한다고 생각이 든다. 실행능력은 코드 구현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계속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전처럼 다시 블로그를 이렇게 하고 그리고 또한 Notion에 논문에 대한 내용을 손으로 써내려가는 연습과 그리고 A4지에 내 생각을 계속 끄적여 대는것을 이제 해볼려고 한다.
5. 결과에 대한 아웃풋 만들어내는 능력 : 결과에 대해서 해석을 하고 어떤 의의가 있는지를 어필하는 것 그리고 내가 고생해서 만든것에 대한것을 잘 아웃풋으로 만들어서 남기고 많은 사람에게 교감을 얻는 것. 그리고 그게 공개되고도 계속 회자가 되고 사람들이 찾아주는 것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너무나 중요한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6. 딜리버리 및 회고 : 가장 고참인 현구의 연구미팅 문서와 발표를 보면서 참 많은 배움이 있었다. 그에 비해 나는 한참 배워야할 게 많았고 그 오랜 회사생활동안 뭐했나 싶을 정도로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장표가 시각적으로 좋을 필요는 없지만 실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과 그 과정, 결과가 전달되기 위해 어떻게 할지 항상 생각을 하고 간결하게 표현하여 청중들의 공감을 사는 능력은 과히 부러울만 하다. 나는 올해 연구미팅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구체적이지도 못했고 어슬렁 잡은 연구 아이디어라 항상 끝에 말이 흐려지는 것은 당연했다. 초반에는 어떤 연구를 하겠다라고 들고 갔지만 멀티에이전트 연구를 멀티 엘레베이터 콘트롤하겠다고 한 것은 참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컸다. 고생한 것 대비 머리보다는 손과 마음만 애쓴 연구라 지금 생각해봐도 속이 상하다. 그만 이제 속상하자. 이걸 회고라고 적고 있다니.
하지만 부정적인 회고를 했지만 이제 나는 연구다운 연구를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박사과정을 선택했다. 여태까지의 허성생활을 청산하고 멋진 시작을 다시 하면 된다. 이제 3학기가 끝나가지만 석박과정을 선택했으니 코스웍은 무려 절반이 남았으니 그 절반을 제대로 해보고자 한다. 수업도 열심히 임하고 많은 재미난 연구를 하고 내 노력을 내 스스로 인정받고 싶다.